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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鐵人)부자 딕과 릭

Author
Joonwoo Lee
Date
2022-06-16 00:08
Views
53
2006년 2월 20일 미국 ABC방송 오프라 윈프리 쇼에 딕 호잇(Dick Hoyt)과 릭 호잇(Rick Hoyt) 부자가 등장하자 방청객 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그들을 맞았습니다. 이들은 65세의 은퇴한 아버지 딕과, 43세인 전신장애를 가진 아들 릭 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철인(鐵人)입니다.
철인 3종 경기(triathlon)는 가장 힘들다는 3개 스포츠 종목을 동시에 하는 것입니다. 마라톤 26.2마일 (42.195km), 사이클 112마일 ( 180.2km), 바다수영 2.4마일 ( 3.9km)입니다. 지금까지 이들 부자는 6번 철인 3종 경기를 완주를 포함하여 241번 철인 경기에 참석했고, 70번 풀 마라톤코스를 완주했습니다. 특히 1982년부터 시작하여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30년 연속으로 완주한 기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teamhoyt.com 참고) 이들은 달리기와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하기도 했습니다.

릭은 태어날 때 탯줄이 목을 감아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뇌성마비와 경련성 전신마비를 갖게 되었습니다. 릭은 혼자 움직일 수 없고, 말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의사는 식물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릭을 기관에 맡기고 잊어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키우기로 했습니다.
혼자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하는 아들 릭을 위해 아버지는 12살 되던 해에 특수 컴퓨터 장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릭이 손 대신 머리를 움직여 모니터 화면 위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이를 통해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릭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컴퓨터로 나타내던 날, 릭의 부모는 “엄마 혹은 아빠”란 단어가 화면에 뜨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릭의 첫 마디가 “가자, 부루인스! (Go Bruins!)” 였습니다. 부루인스는 릭이 사는 보스턴 지역의 하키 팀입니다.
불편한 몸을 가졌어도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릭은 15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에게 팀을 이루어 8km 자선 달리기 대회에 나갈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까지 달리기를 해본 일이 없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기꺼이 휠체어를 밀어주기로 했습니다. 참가번호 00번을 단 이들은 끝에서 두 번째로 완주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릭은 컴퓨터를 통해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달리면서 난생 처음 제 몸에서 장애가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달릴 때 비로소 장애를 잊게 된다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뛰는 것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1981년 이들은 처음으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1/4 지점에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화가 나기보다 슬펐다”고 아버지 딕은 회고했습니다. “사람들은 함께 뛰는 우리를 부담스러워 했다. 아무도 우리 에게 말을 걸지 않았으며,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사람들의 냉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전신마비의 아들 릭과 휠체어를 미는 아버지 딕은 이듬해인 1982년 처음으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26.2마일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호잇 부자의 홈페이지 (teamhoyt.com)에 따르면 지금까지 그들의 마라톤 최고 기록은 2시간 40분 47초 입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4년 뒤부터 아버지와 아들은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연이어 하는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41세가 된 아버지는 이전까지는 수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6살 이후에는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수영 연습을 하고 자전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단축 3종 경기로부터 시작, 철인 3종 경기까지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강의 철인들 틈에서 아버지는 릭을 실은 작은 고무 배를 허리에 묶고 2.4마일(3.9km)의 바다 수영을 했습니다. 이어서 릭이 앉은 특수 의자가 앞에 달린 자전거로 112마일(180.2km)을 달렸습니다. 또 릭이 탄 휠체어를 밀며 26.2마일(42.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해냈습니다.

철인 3종 경기는 3경기를 17시간 이내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면 철인(iron man)이란 칭호가 주어집니다. 첫 도전에서 16시간 14분, 완주에 성공 했습니다. 이들의 현재 최고 기록은 13시간 43분 37초입니다. “경기 완주 테이프를 끊을 때마다 릭은 세상에서 가장 큰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것은 릭이 내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릭은 소리를 거의 낼 수 없지만 완주에 성공하는 순간 있는 힘을 다해 무슨 소리든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다. 행복을 표현하고 싶은 것 같다” 고 말하는 아버지 눈에는 이슬이 맺혔습니다. 40대에 시작한 철인 경기는 60대 중반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아들 릭이 아버지에게 말합니다. “아버지가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꺼예요.” 그 말을 들은 아버지가 말합니다. “아들아, 네가 없었다면 나는 이런 일은 하지도 않았단다”
방송 끝머리에 아들 릭은 컴퓨터를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나의 전부입니다. 아버지는 나의 꿈을 이루게 해주었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날 수 있도록) 내 날개 아래를 받쳐주는 바람입니다.”